함석헌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발길에 차여서 산 함석헌 선생님의 삶

글 - 저서, 시, 글

봄바람

봄바람


봄이 온다
봄바람이 분다.

얼어붙은 골짜기를 녹이는
막힌 하수도를 여는
눌린 싹을 어루만져주는
닫긴 문을 열어 제치는
봄바람이 분다
봄이 온다.

찬 꿈 깨지고
메던 목 터지고
노래가 나온다

웃음이 나온다
춤이 나온다
울음이 터진다

삶이다
사람이다.

내사랑아 네 가슴 우에도
○○(○○)의 바람이 불어라!

봄바람처럼
네 가슴 우에
네 맘속에 나도
봄바람으로 불마
숨여들마

봄이 간다
나도 간다

봄바람에 불려
봄바람처럼
나도 간다
잠깐 왔다간다

봄바람에 풍긴
네 가슴을 두고
봄바람에 트는 버들눈 같은
네 눈을 돌아보며
나는 간다
봄처럼 다녀간다

봄바람 지나가도
바람이 아니요
봄바람 흔들어도
미워함이 아니다

불어도 불어도 다시 돌아오는
기쁨의 바람
흔들어도 흔들어도 차마 못 놓는
사랑의 바람

돌아오마
싸고도마

지나가는 듯 눈물짓는 네 맘
꺽으려는 듯 불안해 떠는 네 가슴
그 바람 속에 자란 꽃 필 때까지
피어서 맑은 향 피우도록까지

내 너를 싸고도마
다시 불어 돌아오마

1950년
○○(○○)의 바람이 - 발견된 친필원고가 오래되어 읽을수 없게 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