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은 두레박수카성 지친 계집 깨진 두레박 떠내면 떠낼수록 쏟아만지네 쏟아져도 쏟아져도 또 떠내야 하네 님 맘은 생물야곱의 우물 아닌 산 샘물 길어내면 길어낼수록더 만 솟아 오르네드러다보아두 드려다 보아두밑을 알 수 없네 님의 눈동자는 가을 하늘맑다가 못해 까만 하늘 보아도 보아도 더 만 보고 싶건만 건너다보고는 말을 참을 수 없건만 내 눈동자는 거울 흐리고 열은 조각 거울 바라면 곧 티끌 껴 눈물 어리고한없이 바라고 싶건만 시울거려 닦고 또 닦아야 하고 님의 풀이야 만첩청산이지 내 몸이야 깡충 뛰는 토끼지 그 높고 깊음을 내 발이 다하랴만 그 맑음 향기로움을 내 입이 다하랴만 나는 기나긴 귀 기우려산, 내, 풀, 나무. 새, 짐승, 버터지, 고기의 가지가지의 노래를 들으며 짧고 짧은 팔다리 놀려봄, 여름, 가을. 겨울, 비, 눈. 바람, 빛에 여기저기 뛰놀며 님이 그리운 달 밝은 방 그 가슴을 더듬이새라 새 곡조의 춤을 추오리1954. 2. 4.편지 1957.1 - 공주로 보내는 글(2)저작집30; 22-411전집20; 1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