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발길에 차여서 산 함석헌 선생님의 삶

글 - 저서, 시, 글

졸업기념으로원어『신약』을보내면서

졸업기념으로원어『신약』을보내면서

이 땅 우에다 하늘 뜻을 이루자
영원의 젊은이로 오셨던 님
그리스도 예수의 거룩한 세기 해여서 싸여
일천구백오십이 되는 해 유월 초하루

짙어가는 녹음(綠陰) 우에 솟으려는 아츰 해를
기다리는 이 세계에 시각 바삐 미리 알리자
선구자의 장한 뜻을 잔뜩 맘에 먹고
동편 하늘가 기운차게 서는 샐 녘 구름의
높이 드는 손가락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여
희망의 웃음을 웃게 하는 이 아춤 여섯 시

그대여
확실한 믿음성을 보는 눈마다에 약속하는
그대는 이 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어제 졸업증을 받아든 그대는
간밤을 무슨 꿈으로 지났는가?
이 아츰엔 무슨 노래로 가슴을 울리는가?
그대에게도 영예의 꽃다발 안겨주는 이 있던가?
축하의 선물 보내는 이 있던가?
그 다발 그대도 기쁨으로 안었나?
정말 축하거리 그대 맘에도 있어 감사했나?

그대여 그대도 저들처럼
저자에 팔리자는 꽃 같은 저들처럼 그대도
그대도 끝없이 피어나잔 꽃다운 맘 버리고
떨어지는 잎새처럼 바람에 휩쓸리는 그들 따라
돌배 같은 열매 찾아 먹으려 가는 일꾼 되려나?
그대도 내 그대도 가려나?

한(限)없이 자라는 그대를 내 좋아해도
성공의 축하는 하고 싶지 않어서
그대 앞길을 맘에는 떨림으로 바라며 못 잊어해도
저자 꽃 그 위에 던지고 싶지는 않아서
그대의 기쁨 위해선 아낄 이 없자는 내 맘이어도
썩어지고 부서지는 물건 바칠 뜻은 없어서
그대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뒤에서는 합장을 해도
아첨하는 손의 행렬에 섞이긴 부끄러워서

내 그대를 모르는 척 섰노라
차디차게 섰자 했노라
그 맘 그대도 이는 줄 믿으면서
내 가슴에만 손을 얹고 묵묵히 서자 했노라
아침이슬같이 찬 맘으로
저녁달같이 찬 얼굴로
새벽별같이 찬 눈으로
그러나 또 그들같이 그렇게
밝게 비최잔 맘으로

낮이거든 그대 집 뒷동산에 천연히 웃는 꽃
내 그대에게 드리는 축하로 보라
밤이거든 그대 머리 우에 반짝이는 별
내 그대에게 씌우는 왕관으로 알라

그리고 그대 가슴속 늘 품을 것은 이 '새 약속’
그 영원의 젊은이신 님의 입에서 나온
그 소리 그대로의 이 말씀이니
그대도 그대 입으로 바투 맞추어 읽어
그 님의 영원히 젊은 생명 마시어

사라질 줄 모르는 영원의 향기 그대 입에서 토하고
맑아진 그대 눈 영원한 나라 거룩히 열림 보거든
그 나라 그대나 나나 다 한가지로 살기 바라
더듬어 찾아가는 님의 약속의 집으로 알라

내 이름 그대는 물으려나?
묻지 말라 이름이 없노라
내 이름그대는 물으려나
아무 앞에도 부르지 말라 감추라
나는 부끄럼이 많아 이름을 숨기노라
얼굴을 가리누노라
나는 가난해 이름이 없노라
맘뿐이로라

내 맘 그대는 보고 싶은가
그대 옷 헤치고 두 젖 사이 더듬어보라
내 맘 그대는 그려 보려나
그대 적은 방 뛰쳐나가 저녁 하늘가 바라보라

그는 그 기슴에 대이고 그 하늘 바라며
그 말씀 읽으라 늘 읽으라
내 그 셋 속에 늘 숨어 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