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빈 자
주기도문 첫 말씀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해지이다” 인데, 그것을 오늘 아침에 와서야 아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그 전에도 생각을 해보고 그랬지만, 이제 생각을 하고 보니 아주 간단한 것인데, 그 산상수훈을 옛날에 번역하는데 첫 말을 “마음이 빈자는 복이 있나니” 그렇게 했어요. 지금은 가난한 자, 영적으로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렇게 하지만, 전에는 “마음이 빈자는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저희 것이오” 그러셨는데, 그 번역이 잘됐다고 생각해요.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해지이다’ 하는 것은 무슨 소리냐. “내 마음을 지금 비우렵니다” “내 마음을 비게 하고 싶습니다”,그 말 아닐까.
우리가 기도를 하지만 기도는 결국 내 마음을 비는 것인데, 하나님이 계시다는 거는 하나님밖엔 다른 아무것도 없단 말인데, 그러면 진공상태에 들어가는 거예요. 말은 쉬운데 마음이 진공되기가 참 어렵지 않아요? 만일 마음을 참 비운다면, 아무것도 없는 빈 마음에 간다면 하나님이 거기 계실 거고 하나님이 계시다는 증거는 설명을 한다면, 알기 쉬운 말로 하면 지혜와 능력이 무한히 있다 그 말이에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또 어떻게 하면 일을 해낼지 그러는 힘이 무한히 있는 건데, 그러니까 산상 수훈의 첫 말 그대로예요. 마음이 빈자는 복이 있나니……비니까 하늘나라는 그 사람의 것일 거예요. 빈 자리가 곧 하늘나라일 거니까.
그런데 보통은 그런 것을 객관적으로 내어놓고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하면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태도로 생각을 해봤으니까 몰랐지. 결국은 마음 공분데, 마음이 정말 완전히 비는 자리엘 가면, 무한한 능력이 우리 속에 올 수 있을 것인데 그렇질 못하니까 힘이 없어서 어떻게 할 줄 몰라서 답답하다고 그러는데, 그걸 우리가 실천하기가 아주 어려운 것 아닐까…….
1984. 10. 21.
퀘이커서울모임 월보 20 1984.10월
저작집30; 15- 175
하나님이 계시다는 증거는 설명을 한다면, 알기 쉬운 말로 하면 지혜와 능력이 무한히 있다 그 말이에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또 어떻게 하면 일을 해낼지 그러는 힘이 무한히 있는 건데, 그러니까 산상 수훈의 첫 말 그대로예요. 마음이 빈자는 복이 있나니……비니까 하늘나라는 그 사람의 것일 거예요. 빈 자리가 곧 하늘나라일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