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발길에 차여서 산 함석헌 선생님의 삶

글 - 저서, 시, 글

바우 봄비

바우 봄비시냇 물 제 기쁨 제 설음에기분 대로 울다 웃다제 길 가고 마는 시냇 물인걸바우 혼자서 공연히 속이 타밤새 밤새 발을 동동 굴렸더라손을 내밀어 보다 발을 내놔 보다서서 말리다가 가루 눠서 막다가달래고 으르고 빌고 욕하고그래도 소용이 없어 펄적 노염 타올라으드득 이를 갈고 돌아섰더라그러나 그 시내 그 바우 때문 저도 모르게속 다 흔들려 부서져 구비쳐 으르고눈에서 빛나고 입에서 노래 솟고발 거름 가벼이 공중에 춤추는 줄을저도 몰랐다 누구도 또 몰랐다그 보다 더 놀라운 일들먹대는 가슴 속진주 어린 너울에 싸인 밑을어느 덧 들어온 형상 있어 얼을 흔들어가뿐 숨 하늘에 닿았더라허건만 그 시내 취한 듯 미친 듯염통에 독 먹은 화살 꽂힌 듯소리 지르고 다라날 뿐이요그 바우 우둑허니 서서 늙는 꼴보는지 마는지바우 또 바우 대로따라갈 나는 본시 아니었다 하는 듯두 손 마주 모두어 하늘 바라 서고두 사이에는 별 반짝이는 하늘만무한의 아치의 자리를 벌리더라산 제 뱃심 제 코 대로제 맥에 열렸다 닫겼다자디잔 골짝 잠기는 산인걸봄비 혼자서 공연히 마음이 급해온 종일 하루 종일 한숨을 하하 쉤더라수건을 흔들다가 눈물을 지다가귀에 속삭이다 이마를 두드리다비비고 때리고 쓸고 끄들고그러다도 멋 없이 슬몃이 놓고으흐흑 느껴 울고 물러갔더라그러나 그 산 그 비 때문 저도 모르게마르고 얼렸던 마음 다 녹아 풀리고 피여머리엔 관 쓰고 얼굴엔 단장하고손에 낀 가락지 해 달 빛에 웃는 줄을저도 몰랐다 누구도 또 몰랐다그러나 그 보다 더 큰 일묶어 논 밀 단 같은 둥그런 그 허리향기 뿜는 푸른 치마 줄지는 아래어느 새 깃드린 새 아들 고아 자라부르트는 몸집 구름에 떠 앉았더라허건만 그 산 꿈에 잠겼는가 조는가무서운 영의 감동에 눌렀는가잠잠 소리 없이 서 바라만 보고그 가는 비 스며드는 소리듣는지 마는지비 또 비여서머물 생각 인제 다시 없다는 듯거름 발 재촉해 바다를 건너고두 사이에는 뽀얀 안개 속에영원한 음악만이 쉴 줄을 모르더라1957.1월 말씀 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