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발길에 차여서 산 함석헌 선생님의 삶

글 - 저서, 시, 글

한밝꽃(함박꽃)

한밝꽃(함박꽃)이 름 얼굴에 탐을 내는 시속눈 나를 보고 크기도 함박이라 미칠 듯 취하건만 내 맘을 보시는 님은 한밝이라 부르셔 싹 틈 속 생명 늘 뜨거운 어머니 가슴 속에 겨우내 다듬은 창 얼음 뚫고 솟아나 이른 봄 아침 동산에 한밝은 맘 봉오리 반쯤핌 잔 가지 안 돋히고 굵고도 통진 줄기 푸른 피 뚝뚝 듣는 틀진 몸 벋쳐세 한밝은 얼굴 들어서 하늘 보고 웃는 낯 활짝핌 온 몸의 정력 모아 꽃으로 피어내니 크고도 밝은 얼굴 범나비 춤춰 든다.이 땅의 한밝은 힘을 네가 드러냈고나 으젓한 네 얼굴에 안 웃을 낯 있으랴 흐뭇한 그 향기에 안 풀릴 맘 있으랴 우리 속 녹여 밝히는 한밝은 벗 너더냐 그 불꽃 한 번 붙어 온 동산 이글이글 바람에 미는 항결 공중에 늠실늠실 하늘의 한밝은 영광 네가 안고 왔고나 실 패 가뜩이 큰 얼굴을 체벗게 빛내려다 하룻밤 비바람에 넘어져 더러운 꼴 밝은 밤 유혹 많음을 뉘우쳐서 우는 듯 떨어짐 빛 멀고 향 마르면 깨끗이 떨어질걸 못 놓아 연연한 듯 시들어 붙은 꽃잎 영화엔 애착 말거라 밝혀주는 말인가 필 때에 미치던 벗 지고나 다시 못봐 낯 없이 굽은 허리 갈바람 우수수 경박한 세태인정(世態人情)을 한탄하는 숨인가 사랑턴 님조차도 씨 없어 사랑 끊고 바람엔 부친 향은 바람대로 사라져 열매짐 없는 꽃줄기 참을 그려 시든가 새로남 옅은 눈 떨어짐을 가엾이 비웃건만 오는 해 피울 새싹 깊은 속 다 자랐다 한겨울 모진 풍설을 믿음으로 이기자 꽃 드리는 말 그대를 꽃답다니 무슨 꽃답단 말가 봄 볕을 다 보내고 잎 속에 홀로 웃는 한밝꽃 반쯤 핀 양이 그대답다 하노라 뭇 나비 넘나드는 봄 동산 마다하고 녹음(綠陰) 속 산창(山窓) 밑에 일점홍(一點紅) 흐들흐들 이름도 한밝이어서 그대 얼굴 보는 듯 살구꽃 흩날리는 봄노래 듣그러워 초당(草堂)에 홀로 누워 시름에 잠든 나를 한밝은 그대 얼굴이 비취이어 깨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