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ᄋᆞᆯ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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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호 작은 목소리) 샨티씨ᄋᆞᆯ학교―걷고, 생각하며, 돌보는 삶 중심의 교육 - 황우승

씨ᄋᆞᆯ
2025-11-18
조회수 9

작은 목소리


샨티씨ᄋᆞᆯ학교

―걷고, 생각하며, 돌보는 삶 중심의 교육



황우승

샨티씨ᄋᆞᆯ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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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샨티씨ᄋᆞᆯ학교를 소개합니다

  ‘샨티씨ᄋᆞᆯ학교’라는 이름은 ‘샨티’와 ‘씨ᄋᆞᆯ’이라는 낯선 단어 때문에 종종 오해를 사곤 합니다. ‘샨티’를 ‘싼티’ 나는 학교로, ‘씨ᄋᆞᆯ’을 씨앗을 심는 농촌학교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샨티’는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의미하며, ‘씨ᄋᆞᆯ’은 사상가 함석헌의 ‘씨ᄋᆞᆯ사상’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저희는 ‘샨티학교’로 시작했으나, 2019년 서산 이전과 함께 학교 철학을 명확히 하고자 ‘씨ᄋᆞᆯ’을 덧붙여 현재의 이름으로 거듭났습니다.

  함석헌의 씨ᄋᆞᆯ사상은 국가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을 비판하며, 모든 인간이 하늘과 직접 연결된 고유하고 존엄한 주체(‘씨ᄋᆞᆯ’)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그의 비폭력 평화사상은 권위적이고 경쟁적인 기존 교육을 넘어서는 새로운 길을 제시합니다.

  샨티씨ᄋᆞᆯ학교는 바로 이 사상을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이 평등하게 소통하는 민주적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우리 학교에서 교육의 목적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닙니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씨ᄋᆞᆯ’로 성장하는 데 있습니다. 이름에 담긴 뜻처럼, 샨티씨ᄋᆞᆯ학교는 ‘평화(샨티)’와 ‘씨ᄋᆞᆯ’의 정신을 교육으로 실천합니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배움의 주체로서 자신의 내면에 깃든 고유한 잠재력을 발견하고 깨워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위기의 시대, 교육의 사명

  21세기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합니다. 기후 위기는 인류 생존 자체를 위협하며, 후기산업자본주의의 무한경쟁 시스템은 개인을 ‘피로사회’로 내몰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트럼프주의’로 대표되는 극단적 양극화와 타자 혐오, 그리고 전쟁은 사회적 분열과 폭력의 심화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위기들은 기존의 ‘성적’과 ‘입시’ 중심의 한국 공교육 시스템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OECD 아동·청소년 행복 지수 최하위권이라는 현실은 공교육이 아이들의 행복과 주체적 성장을 담보하지 못함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에 샨티씨ᄋᆞᆯ학교는 ‘평화와 생명 중심의 교육’을 실현하는 필수적인 대안으로 존재합니다.

  우리는 공교육 안에서 숨 막혀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마주합니다.

  “선생님, 저 자살하고 싶어요. 힘든 걸 어떡해요. 눈앞이 아득하고 어떻게 숨 쉬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무서워요. 세상이 무섭고 삶의 가치를 모르겠어요.” 

  학교에 다니다 조용히 떠난 L이 어느 날 교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또 다른 학생 P는 학교에서 잘 지내다 친구의 유혹에 못 이겨 떠난 후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나 지금 너무 무섭고 떨린다. 그동안 나랑 친구 해줘서 너무 고맙고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난 더 이상 못 버티겠어, 많이 나약해서 미안해... 가족 많이 슬퍼할 텐데 잘 챙겨줘.” 

  이 문자는 그 아이가 건물 옥상에서 떨어지기 바로 직전에 보낸 문자였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훈계나 처방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이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다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그들의 몸이 먼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나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걸으며, 자연과 사람을 만나며, 자기 속의 씨ᄋᆞᆯ을 회복하게 하는 것, 그것이 샨티씨ᄋᆞᆯ학교가 실천하는 교육의 시작이자 사명입니다.


  샨티씨ᄋᆞᆯ학교가 함께한 치유의 여정(사례)

  우리 학교에 온 아이들은 삶의 고통을 겪었지만, 공동체의 품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선생님도 새로운 삶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 길 위의 교육은 실제 삶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증거는 우리가 함께 걸어온 수많은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 있습니다.

  *

  먼저, 교사 이야기입니다. S와 L 부부는 사회운동의 현장에서 만나 ‘세상을 바꾸자’며 치열하게 살아온 부부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지쳐가던 그들은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긴 여행을 떠났고, 귀국 후 샨티씨ᄋᆞᆯ학교 교사로 합류했습니다. 그들은 상담과 예술로 학생들과 만나며, 자신 또한 치유되어 갔습니다. 결국 서로의 길을 존중하기 위해 ‘해혼식’을 올렸고, 학교는 그들의 이별을 슬픔이 아닌 ‘전환의 축제’로 함께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삶의 모양보다 진정성 있는 과정이 더 중요함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게임 중독, 그러나 주체적인 삶: 영재 교육을 받던 H는 초등학교 졸업 후 ‘좋은 아이 되기 거부선언’을 하고 게임에 몰두했습니다. 학교에서는 핸드폰과 게임을 제한했지만, 주말에는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허용했습니다. 6년의 학교생활 후 졸업한 그는 여전히 게임을 즐기지만, IT산업으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는 어엿한 청년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자해와 은둔을 넘어: 자해를 자주 하는 은둔형 외톨이였던 K는 우리 학교에서 3년간 긴 여행을 경험하며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현재는 학교 밖 청소년을 돕는 일에 봉사하며 미래의 훌륭한 교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문제아에서 씨ᄋᆞᆯ로: 부모도 교사도 통제할 수 없던 C, W, P 세 여학생은 부모의 소원 “학교생활 잘하기”는 거절하고 자기들의 소원 “자유롭게 지내게 해달라”만 고집하였습니다. 학교의 비폭력대화 훈련을 거친 후 ‘내 눈 앞에서 죽지 말아 달라’는 부모의 건절한 소원을 바탕으로 한 계약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부모와 떨어져 자유롭게 친구들을 만나며 도보여행과 봉사여행을 거친 이들은, 현재 각각 고등학교 진학, 중국 유학, 외고 진학 등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났습니다. 

  

  샨티씨ᄋᆞᆯ학교의 교육은?

  

  1. 교육철학: 씨ᄋᆞᆯ은 ‘스스로’ ‘걷고’, ‘생각하고’, ‘돌보는’ 사람

  샨티학교의 교육철학은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길을 찾고, 생각하며, 세상을 돌보는 주체적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걷는 사람(Homo Viator)
 샨티씨ᄋᆞᆯ학교에서 ‘걷기’는 단순한 장소 이동 이상의 철학적 상징입니다. 이는 생각과 삶을 확장하는 능동적인 과정입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걷기’는 사고와 감각을 깨우는 근본적인 실천입니다. 아이들은 낯선 길 위에서 도전과 문제 해결을 경험하며, 디지털 사회에서 잃어버린 자율성, 감각, 내면의 평온을 되찾습니다. 

  생각하는 사람(Homo Cogitans)
 ‘여행은 생각의 산파(産婆)’입니다. 알랭 드 보통이 말했죠. 여행 이후 글쓰기와 성찰 활동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판단으로 길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돌보는 사람(Homo Cuens)
 교육의 최종 목표는 세상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사회적 활동과 봉사,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연과 사람을 돌보는 삶을 경험하며, 지속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주체로 성장합니다.


  1. 걷는 사람(Homo Viator)
    샨티씨ᄋᆞᆯ학교에서 ‘걷기’는 단순한 장소 이동 이상의 철학적 상징입니다. 이는 생각과 삶을 확장하는 능동적인 과정입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걷기’는 사고와 감각을 깨우는 근본적인 실천입니다. 아이들은 낯선 길 위에서 도전과 문제 해결을 경험하며, 디지털 사회에서 잃어버린 자율성, 감각, 내면의 평온을 되찾습니다. 
  2. 생각하는 사람(Homo Cogitans)
    ‘여행은 생각의 산파(産婆)’입니다. 알랭 드 보통이 말했죠. 여행 이후 글쓰기와 성찰 활동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판단으로 길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3. 돌보는 사람(Homo Cuens)
    교육의 최종 목표는 세상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사회적 활동과 봉사,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연과 사람을 돌보는 삶을 경험하며, 지속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주체로 성장합니다.


  2. 교육과정: 길 위에서 배우는 학교

  샨티학교 교육의 핵심은 실제 경험을 통한 학습입니다. 특히 ‘길 위에서 배우기’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학문과 실천을 통합하는 과정이 이루어집니다. 


  3.1. 해외 장기 이동학습

  • 매년 2학기, 50일 이상 해외에서 체류하며 현지 문화와 공동체를 경험합니다.
  • 단순 관광이 아니라, 한 지역에 장기 체류하며 언어와 문화, 봉사활동에 참여합니다.
  • 걷기는 이 학습의 핵심입니다. 낯선 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이 동시에 움직이고, 사고가 확장되며, 자립심과 도전정신이 강화됩니다.
  • 히말라야 등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800km 이상), 국내 해파랑길 순례(800km), 카자흐스탄, 동남아시아국가 체류 등은 길 자체가 교과서인 살아있는 학습의 현장입니다.


  3.2. 인턴 활동 및 공동체 학습

  • 학생들은 선호하는 진로와 관련된 직업군을 탐문, 인턴과정 지원, 3개월 체험 및 평가, 인턴 경험을 모아 책으로 출판.
  • 이 과정은 시험과 경쟁이 아닌 사랑과 상생의 가치를 배우는 돌보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과정입니다.


  3.3. 자기주도적 학습과 성찰

  • 일상적 글쓰기와 성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기 생각과 감정을 구조화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며 내면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 이는 단순 지식 습득이 아닌 생각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4. 샨티씨ᄋᆞᆯ학교의 비전

  샨티씨ᄋᆞᆯ학교는 학생들이 단순한 성공을 넘어 행복과 생명을 중심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곳입니다. 우리는 자율성과 연대와 상생의 가치를 일상에서 실천하며, 여행자 학습과 자기주도적 탐구를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도록 돕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포노 사피엔스’의 한계를 넘어 ‘걷는 사람(Homo Viator)’에서 걸으며 ‘생각하는 사람(Homo Cogitans)’으로, 나아가 생각하며 ‘돌보는 사람(Homo Cuens)’으로 성장하는 세 단계의 전환을 목표합니다. 이러한 시민의 인간상이야말로 공동체와 자연을 돌보는 경험을 통해 우리 학교가 걸어가는 길이며, 함석헌 선생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이 시대에 실현하고자 하는 씨ᄋᆞᆯ교육의 완성이라고 믿습니다.


  나아가며: ‘정신을 잇는 사람의 부재’ 극복

  한국의 대안학교는 지금 경제적 취약성, 정체성 희석, 사회적 인정 부족이라는 중첩된 일반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등록금 의존적인 대안학교의 생존 자체를 가장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샨티씨ᄋᆞᆯ학교는 현재 일반적인 대안학교의 재정적 위기와 더불어, 존재의 근간을 위협하는 특수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핵심은 ‘정신을 잇는 사람의 부재’입니다. 함석헌의 씨ᄋᆞᆯ사상은 단순한 지식이 아닌 ‘삶으로 실천되는 철학’입니다. 하지만 함석헌의 씨ᄋᆞᆯ사상을 삶으로 실천하고 교육 현장에서 구현할 젊은 교사를 절대적으로 구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좋은 교사를 만난다고 해도 그들의 열정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열악한 경제적 불안정과 잦은 소진(Burn-out)은 잠재력 있는 인재들이 교직에 오래 머물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결국, 가르침을 전할 ‘씨ᄋᆞᆯ’이 없는 ‘씨ᄋᆞᆯ교육’은 뿌리가 말라버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따라서 샨티씨ᄋᆞᆯ학교의 지속가능성과 함석헌 정신의 계승은 이 근본적인 ‘사람의 위기’를 해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체계적으로 길러낼 수 있는 독립적인 교사 양성 기관의 설립”이 절실함을 강조합니다. 이것이 샨티씨ᄋᆞᆯ학교가 시대적 위기를 돌파하고 ‘씨ᄋᆞᆯ’ 정신을 미래로 확장할 유일한 해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씨ᄋᆞᆯ학교를 세우고 함께할 선생님을 눈을 크게 뜨고 찾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함께 씨ᄋᆞᆯ학교를 세워가실 선생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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